평범한 가장이 어떻게 사냥꾼이 되었는가?

한 남자가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고, 그로 인해 가족과 자신을 지키기 위해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선택을 하게 된다면 우리는 그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 수가 없다’는 그런 질문을 정면으로 던지는 작품입니다.
범죄 스릴러와 블랙코미디의 경계를 넘나들며, 사회 시스템의 균열과 인간 내면의 끝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이 영화는 2025년 가장 주목받는 한국 영화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원작 ‘액스’를 박찬욱식으로 해석한 이유는?

박찬욱 감독이 선택한 원작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액스』입니다.
미국 사회의 실직 문제를 블랙 유머로 그린 이 소설을 한국 현실에 맞게
각색한 것이 이번 영화의 핵심입니다.
감독은 “살아남기 위해 사람이 어디까지
추락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중심에 놓았습니다.
박찬욱 특유의 영상미와
정서적 밀도, 그리고 차가운 유머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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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수’라는 인물의 심리적 붕괴와 재건

만수는 단순히 해고된 가장이 아니라, 25년 간 한 회사를 믿고 일해온
순응적 인간이자 현대사회의 ‘평균값’입니다.
하지만 해고 이후
그의 삶은 기형적으로 뒤틀리기 시작합니다.
이병헌은 만수의 불안과
광기, 죄책감과 분노를 극적으로 표현하며, 한 인간이 어떻게 무너져가는지를 정교하게 그려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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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예진의 미리, 가족과 관객의 마음을 지탱하다

극 중 미리는 가정의 실질적 버팀목입니다. 손예진은 묵묵하고 현실적인
아내 역할을 통해 극의 감정선을 단단하게 지탱합니다.
특히 영화 후반부
그녀가 보여주는 감정 폭발은 단순한 가족극을 넘어서 사회적 공감대를 확장시키는 장치로 작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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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표 미장센, 공포보다 슬픈 리얼리즘

‘어쩔 수가 없다’는 그 어떤 공포 영화보다 더 서늘한 장면들을 선보입니다.
눈 내리는 골목, 전철 안의 침묵, 회사 건물의 폐쇄된 구조 등은 모두
만수의 내면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장치입니다.
블랙코미디적 요소는
이 비극을 가볍게 만들지 않고, 오히려 더 진하게 각인시킵니다.
장면 위치 상징 요소
전철 안 고립, 사회적 단절
회사 복도 관료주의의 무감각
집안 식탁 일상의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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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스릴러 속 현실풍자, 한국사회의 거울

이 작품은 단순한 개인의 범죄 이야기가 아닙니다.
비정규직 문제, 중년 실직자, 경쟁사회, 계층 불균형 같은
사회적 이슈를 장르적으로 풀어냅니다.
박찬욱은 이를 무겁지 않게
그러나 결코 가볍지 않게 관객 앞에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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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과 박찬욱, 21년 만의 재회가 만든 시너지

‘공동경비구역 JSA’ 이후 21년 만에 재회한 이병헌과 박찬욱.
이 둘의 시너지는 예상 이상입니다.
이병헌의 섬세한 감정 연기와
박찬욱의 절제된 연출은 만수를 통해 “인간의 윤리 경계”를
지속적으로 시험합니다. 이는 단순한 배우와 감독의 호흡을 넘어
작품 전체의 주제를 강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이름 역할 비고
이병헌 만수 박찬욱과 21년 만의 재회
손예진 미리 박찬욱과 첫 호흡
염혜란 이웃 주부 극적 반전 장면의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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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과 다른 결말? 박찬욱이 그리는 한국적 엔딩
소설 ‘액스’의 결말은 냉정하고 블랙한 톤으로 마무리되지만,
영화는 그와는 다른 한국적 맥락을 가미한 결말을 예고합니다.
감독은 “끝까지 가도 인간다움을 지킬 수 있느냐”는
질문을 관객에게 남기고자 합니다. 때문에 결말 자체가
또 하나의 감상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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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반응과 칸 영화제 가능성
국내뿐 아니라 해외 영화계에서도 본작에 대한 관심은 높습니다.
특히 박찬욱 감독의 명성과 이병헌, 손예진의 글로벌 인지도는 칸 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가능성을 한층 높입니다.
박 감독은
“가장 만들고 싶었던 영화”라고 표현할 만큼 이 작품에
심혈을 기울였으며, 이는 영화 외적 기대감으로도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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